문화일반

책을 베고 잔디밭에 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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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취미를 찾았습니다. 홈트레이닝, 홈카페, DIY 공예, 플랜테리어 등 말이에요. 그리고 독서 역시 그중 하나인 것처럼 보였죠. 그러나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하여 우리나라 성인과 학생의 독서량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책보다 선호하는 다른 콘텐츠와 미디어를 상당한 장애 요인으로 볼 수 있는데요. 무궁무진해진 콘텐츠 사이에서 책은 어떻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요? 

 

시민에게 돌아온 서울시청 광장!🤗

  4월 23일, 서울시는 책의 날을 기점으로 기존에 코로나 임시 선별 검사소로 쓰이던 서울시청 광장을 야외 도서관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 야외 도서관은 약 3천 권의 도서를 비치한 서가존, 빈백이나 매트 등을 대여하여 자유롭게 독서를 즐길 수 있는 리딩존 그리고 시민들이 모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이벤트존 등 8개의 테마로 구성되었죠. 10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11시부터 16시까지 무료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답니다.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 독서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서울시청

  이번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는 시민의 광장을 시민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광장이란 대중에 의한, 대중을 위한 장소예요. 광장의 원형이 되는 고대 그리스 도시의 아고라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뜻으로 시민 생활의 중심지였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일상생활의 소통 장소이죠. 이에 걸맞게 8개의 서가존에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행복’, ‘건강’, ‘미래’ 등을 키워드로 큐레이션 한 책들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달의 작가’와 ‘시민이 뽑은 한 문장 한도서’ 서가가 눈에 띕니다.

 

타인과 연결되는 책🔗

  현재 한국 최초 ‘아동문학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르센 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이 가득한 ‘이달의 작가’ 서가는 차후 월별로 시민의 추천을 받아 작가와 책을 소개해요. 시민들이 직접 뽑아 만든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책을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겠죠? 또 이는 광장에서 책을 주제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도 하고요. ‘시민이 뽑은 한 문장 한도서’ 서가의 책에는 책갈피가 꽂혀 있는데요. 책갈피에는 시민이 뽑은 한 문장이 쓰여 있습니다. 책갈피가 꽂혀있던 페이지에는 ‘우리 몸의 모든 세포에 들어있는 40억 년 된 생명의 경전, 그것이 궁극의 지휘자일까?’라는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속 구절이 적혀있었고요. 맛있는 음식, 멋진 영화, 좋은 노래를 찾으면 얼른 소개하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 아니겠어요? ‘책 읽는 서울광장’ 역시 이처럼 인상 깊었던 책 속의 구절을 통해 타인과 자신을 연결하게 되는 것이죠. 함께 모여 책을 돌려 읽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상상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광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바탕으로 책과 시민을 엮어가는 의미 있는 활동이죠.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발견하면 저 책갈피를 살짝 다시 꽂아 놓으면 된답니다.

 

시민들이 선정한 ‘이달의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공간 ©김진호 에디터
인상 깊었던 책 속 구절을 표시해둘 수 있는 책갈피 ©김진호 에디터

책만 있다면 섭섭하지!😤

  책 읽는 광장이라고 해서 책만 읽는 곳은 아닙니다. 한 쪽에 마련된 무대에서 음악가가 질문을 던집니다.  “오즈의 마법사 아는 사람 있어요?” 그러자 앉아있던 한 아이가 몸을 일으키며 번쩍 손을 듭니다. “어린아이들이 많이 온 것 같아서 좋아할 만한 노래를 준비해 봤어요.”라며 오즈의 마법사 OST인 ‘Over the rainbow’를 감미로운 목소리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마치 작은 음악회에 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이렇게 독서 이외에도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금요일에는 지역 서점과 문화행사 연계를 통해 신선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토요일에는 마술, 노래, 국악 등 다채로운 공연을 진행합니다. 때문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책을 읽지 않더라도 탁 트인 공간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추억을 기념하는 사람들을 위해 모자와 머리띠와 같은 소품들도 센스 있게 대여 해주고 있답니다. 알록달록한 서가와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포토존 삼아 순간을 기억해 보는 건 어떨까요?

 

독서 외 다양한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는 서울시청 광장 ©김진호 에디터

  서가를 들여다보고는 책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책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는 두 학생, 어깨에 기댄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던 아빠, 책을 안대 삼아 잠에 든 연인의 모습을 보며 그들에게 오늘이 책과 함께한 소중한 추억으로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창한 5월입니다. 넓은 잔디밭에서 책 나들이를 통해 그동안의 답답함을 털어버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또 어쩌면 책이 앓고 있던 문제에 해답을 줄지도 모릅니다.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 몸만 가도 괜찮아요! 매트며, 양산용 모자, 종이의자에 충전기까지 필요한 건 모두 대여할 수 있답니다.
  • - 바로 앞에 있는 서울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을 수도 있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또한 서울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하는 방법까지 안내하고 있으니 책에 대한 장벽을 낮추고 호감은 높이는 행사네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 비록 코로나 사태가 조금은 잠잠해졌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책과 물품인 만큼 방역과 위생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조금 더 드러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전하는 것이죠.

 

💬Editor’s Comment

  ‘오늘날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는 빌 게이츠의 말처럼 독서의 중요성은 지나치게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고 또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글자를 이해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감정을 느끼는 과정은 뇌의 전 부분을 자극합니다. 이렇듯 독서는 뇌 활동을 굉장히 활성화시켜준다고 하죠. 이번 ‘책 읽는 서울광장’ 행사 속에는 이러한 독서의 가치를 전달하고 독서를 독려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책 한 권 읽기에 도전해 보는 건 것은 어떨까요? 탁 트인 광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글자가 만들어내는 세상을 들여다보면, 곧 독서 의지가 활활 타오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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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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