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왜 사냐건, 그냥 웃지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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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어떤 별명을 가지고 있나요? 누군가를 바라보며 불현듯 찾아온 번뜩이는 생각은 개성 넘치는 별명으로 남기도 합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별명을 지어주는 동시에 다양한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죠. 가끔은 이름보다 별명이 더 익숙할 때도 있고요. 그리고 여기, ‘행복을 그리는 화가’라는 별명을 가진 이가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에바 알머슨(Eva Armisén, 1969~)’. 행복을 그린다는 기분 좋은 별명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요? 알머슨이 일러주는 행복의 비밀, 함께 보러 가볼까요?

 

😳한국과 이런 인연이…?!

  에바 알머슨은 1969년 스페인 5대 도시 중 하나인 사라고사에서 태어났어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 알머슨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미술을 공부했죠. 그는 코카콜라 광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는데요. 이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답니다. 한국의 기업들과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어요! 라면부터 카페, 은행, 화장품까지 국내의 다양한 브랜드가 그녀의 작품을 사랑했죠. 알머슨 역시도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고요. 그는 특히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는데요. 해녀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관찰하고, 해녀를 주제로 한 동화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를 그렸답니다.

  한국에서 다양한 활동을 오래도록 펼친 까닭에서인지, 그는 ‘피카소(Pablo Ruiz Picasso, 1881~1973) 이후 한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스페인 예술가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그 역시 한국에서 맺은 연을 잊지 않고 꾸준히 내한해 팬들에게 근황과 더불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고요. 코로나19라는 벽을 맞닥뜨려 한동안 만나볼 수 없었던 그가 3년 만에 한국 관객을 위한 신작을 들고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12월 4일까지 용산전쟁기념관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에바 알머슨 특별전 : 에바 알머슨, Andando 展>으로요!

 

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 네이버 북

 

👀행복 찾아 삼만 리

  알머슨 작품의 주요 특징은 둥근 얼굴과 웃는 입이에요. 작품 속 인형과 강아지까지 모두 미소를 띠고 있죠. 가슴의 하트 모양과, 발그레한 볼, 파마머리 같은 요소도 자주 볼 수 있답니다. 알머슨은 대부분 유화로 작업을 하는데요. 판화, 도자기, 조각, 설치 미술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기도 해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녀의 도자기 작품과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작업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알머슨은 동화 같은 그림체로 일상을 담아내요.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죠. 단순하게 그린 작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행복에 대한 알머슨의 고찰이 담겨 있어요. 이번 전시회의 제목인 ‘Andanado’는 ‘걷기’라는 뜻이에요. 그가 걸어온 길, 걸어가는 길,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함축했다고 볼 수 있죠. 알머슨이 행복을 어떻게 정의했는지 살펴보며 우리의 걸음도 한번 돌아볼까요?

 

작업 중인 에바 알머슨 ⓒ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

 

💖행복은 ‘관계’에 있지 않을까요?

  알머슨은 행복과 관련해 ‘관계’에 의미를 둬요. 나와 타인의 관계, 나와 세상의 관계, 나와 나의 관계에 말이죠. 그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그리고 알머슨이 말하는 사랑은 매우 구체적입니다. 믿어주고, 들어주고, 안아주고, 기념하는 것이죠. 사랑에 대한 알머슨의 행동, 상황, 느낌은 작품에 고스란히 나타나요. 특히 코로나를 계기로 시작한 격리자의 초상화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랍니다. 처음 격리자의 사진을 받아 하나둘 그리던 것이 어느새 100개가 되었죠. 이를 통해 알머슨은 물론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마저도 아무것도 아니던 관계가 점점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얽히는 과정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날 벽에 걸린 작품을 보던 두 명의 관람객 역시 이런 이야기를 나눴어요. “너무 사랑스럽다!”

 

격리자 100인의 초상화를 모아 완성한 작품 ⓒ여성신문

 

  또 그의 작품 세계에서 인상 깊은 부분은 ‘나와 나의 관계’입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작가 자신이 바라본 알머슨의 모습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말이에요. 알머슨에게 그림은 대피소이자 보호막의 역할을 하는데요. 그림을 통해 휴식이 필요함을 깨닫고, 두려움을 응시할 용기를 얻고, 자신의 길에 확신을 다지는 거예요. 이번 전시에서 알머슨은 인간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자신의 나약함을 솔직히 드러냈어요. 숱한 어려움과 힘듦 사이에서도 강인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우리가 단단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알머슨의 가치관을 알 수 있었죠. 알머슨의 작품을 볼 기회가 생긴다면, 화려한 색과 미소 뒤에 있는 의미를 느껴보세요. 그녀가 전하는 행복과 사랑을 훨씬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에바 알머슨 특별전 전시 포스터 ⓒ 중앙선데이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 굿즈샵이 잘 꾸며져 있어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다양하게 소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 - 국내에서도 몇 번 전시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전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알머슨 전시예요! 2022년에 그려진 신작까지 만나볼 수 있답니다.

ㅇ요건 쫌 아쉬운데

  • - 큰 작품이 많아서 멀리서 봐야 하는 작품이 다수 있음에도 경계선과 작품 사이의 거리가 짧은 편이었어요. 사람이 많은 주말에 가면 충분히 감상하기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Editor’s Comment

  우리 삶에는 ‘찰나’에 놓치는 것들이 너무도 많아요. 관계의 시작과 끝은 정말 한 순간이죠.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관심을 기울이고 마음을 베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해요. 언제 어디서든 사랑이 튀어나올 수 있게 말이죠! 흔히 관계의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는 나 자신에게도 말이에요. 전시의 마지막, 에바 알머슨은 말합니다.

“우리가 어떤 옷을 입을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한 선택권은 오롯이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이 전시를 마무리합니다. 옳다고 생각되는 일을 해도 괜찮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모여 우리라는 존재가 됩니다” 

  별명은 결국 그 별명을 받아들일지 말지 결정하는 나로부터 탄생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스스로 자신의 별명을 지을 수도 있겠죠? 오늘은 나와 내가 어떤 관계이고, 나에게 어떤 별명을 붙여주고 싶은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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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09-27

키워드

#에바알머슨 #미술 #행복 #사랑 #관계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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