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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상관측소가 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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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여름, 홍수로 인해 세상이 떠들썩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평소에 지나다니던 동네가 물바다가 되고, 안타까운 사건·사고들도 벌어졌죠. 시간이 갈수록 이상기후 현상이 심화되어 집중호우 또한 심각한 문제가 되었는데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기후 문제, 하지만 미래의 기상관측소라면 어떨까요? 오늘은 미래의 임시 기상관측소를 콘셉트로  우리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전시를 소개하려고 해요. <서울 웨더 스테이션>, 함께 볼까요?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서울 웨더 스테이션>의 참여 작가는 MOON&JEON이에요. 한 명이 아니냐고요? 네, 종종 부부로 오해받기도 하는 문경원과 전준호 작가는 2009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작가 듀오예요. 그들의 작품은 하나의 질문을 향해 있습니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

  그들은 기후 변화나 역사적 비극처럼 인류가 직면한 위기, 그리고 급변하는 사회 속 예술의 기능에 초점을 두고 탐구해요.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플랫폼과 프로그램, 설치물을 통해 전시를 선보이는 것이 큰 특징이죠. 두 작가는 이처럼 수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예술은 인간의 인식 변화를 위한 기획’임을 깨달았다고 전했어요. ‘예술의 사회적 기능 = 인간의 인식 변화’라는 것이죠. 이는 <서울 웨더 스테이션>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져요.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을 예술을 통해 새롭게 제시하려고 한답니다.

 

MOON&JEON의 모습 ⓒ올해의작가상 홈페이지

 

🗿돌멩이가 본 인류의 역사

  두 작가의 몰입형 멀티미디어 신작 <불 피우기>는 전시의 키워드인 ‘비인간’ 중 ‘돌멩이’의 관점에서 전개돼요. 이번 작업에서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인간의 시선을 벗어나는 것이었거든요. 그들은 내러티브1)의 서술자를 인류의 탄생과 소멸을 지켜본 ‘돌’로 설정했는데요. 더 특이한 점은 작가의 의도를 개입시키지 않기 위해 인공지능이 그 내러티브를 기록하도록 한 것이랍니다.

  제목이 <불 피우기>인 이유가 바로 여기서 등장합니다. 1902년 잭 런던의 소설에서 제목을 따온 것이죠. 소설은 혹한 속에서도 살기 위해 불 피우기를 시도하는 주인공의 사투를 그려요. 인공지능이 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비인간의 관점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 역시 불을 피우기 위한 시도였다고 여기는 거예요.

1) 내러티브는 실화나 허구의 사건들, 즉 이야기 뭉치들을 묘사하고 표현하는 구조적인 형식을 뜻해요.

 

MOON&JEON, <불피우기>(To Build a Fire)(2022) ⓒCJYART STUDIO

 

  그런가 하면 스크린에서는 갑자기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아이모’가 송출되기도 합니다. 돌멩이는 오랜 세월 풍화되며 지구의 변화를 지켜봐 왔는데, 사람들은 게임에서조차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에 몰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거예요.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계속해서 문명을 개발하는 인간의 모습, 어떤가요?

 

컴투스의 모바일 게임 ‘아이모’ 송출 장면 ⓒ지디넷코리아

 

🌑지구의 과거, 현재, 미래

  아하, 이번 전시가 기후 문제를 인간과 동떨어진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알겠어요. 그런데 기후 문제라는 하나의 주제에도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은 참 많잖아요. 이번 전시는 특히 그중에서도 탄소 배출 문제에 주목하며 지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봅니다.

  탄소 배출의 최전선에 있는 산업은 무엇일까요? 바로, 철강과 시멘트 산업이에요. 아래의 작품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시멘트 공장이자 한국 경제 발전의 초석인 쌍용양회 문경 공장의 사진인데요. 이번 전시 <서울 웨더 스테이션>은 듀오 작가 MOON&JEON의 전시이지만, 특별히 초대된  작가가 다음과 같은 사진 작품으로 전시를 더욱 빛내주었죠. 바로 배우이면서 사진가이고, 동시에 그린피스 홍보대사이기도 한 류준열 작가 말이에요. 그는 공장의 ‘과거’를 아카이빙하고, 그 장소에 있었던 작가의 ‘현재’와 불가능한 지속 가능성을 지향하는 인간의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했어요. 녹슬고 낙후된 공장의 모습은 개발에 앞섰던 과거와 방치된 현재, 지속 가능과는 거리가 먼 미래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류준열, <무제>(2022) ⓒ노컷뉴스


  전시는 이러한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사회의 모습은 어떨까요? 관람객이 이에 대해 사고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태도를 성찰하게끔 유도하죠. 해수면 상승으로 대륙이 사라진 환경에서 물 위를 떠다니며 생활하도록 디자인된 자립 도시 모델 <I-City/We-City>, 미래 인간을 위한 수분 공급장치를 재구성한 <세뉴: 하이드롤레믹 시스템>, 극한 상황에서도 무호흡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고안된 인공 장기 <슈퍼 폐>가 등장하는 드로잉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해지지 않나요?

 

MOON&JEON, <I-City/We-City>(2022) ⓒW website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갈채드립니다

-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한 자연과 예술을 한데 모아 우리가 자연을 바라보는 관점을 새롭게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전시예요!

-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 모든 것들이 지향하는 바가 같아 조화롭게 어우러져요!

ㅇ요건 쫌 아쉬운데

- 학제 간 협업을 통해 다각적으로 접근한 전시인 만큼, 단번에 이해하기 쉬운 내용은 아니에요. 사전에 전시 관련 내용을 미리 학습하고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답니다. 현장에서 작풉 소개를 충분히 해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Editor’s Comment

예술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인가?

  초반에 언급했던 작가의 지향이었죠. <서울 웨더 스테이션>에서 예술은 인간이 자연을 생각하는 인식을 달리해 보고자 했어요. 과거에는 정복과 개발의 대상이었고, 현재는 지속시켜야 하는 대상인 자연을 주체로 내세운 것이죠. 생존을 위해 문명을 개발해 온 인류가 높아진 해수면 속으로 사라져 버린 가상의 미래는 우리에게 충격을 줍니다. 그런 작품들을 보다 보면 자연과 인간은 결국 나와 네가 아닌 우리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돼요. ‘자연을 어떻게 해야 할까?’보다 ‘자연이 내다본 인류사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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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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