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파친코>, <헤어질 결심> 두 작품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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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이 끝나가는 현시점에서 여러분에게 인상 깊었던 문화예술 작품은 무엇인가요? 문학이 될 수도, 전시가 될 수도, 영화 혹은 공연이 될 수도 있을 거예요.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올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작품을 떠올려 보는 건 어때요?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 그리고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헤어질 결심>을 생각하신 분들도 계시겠죠? 이 작품들을 괜히 고른 게 아니에요. 두 작품 사이에는 연관성이 있거든요. 물론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한데요! 그것 말고 한 가지가 더 있답니다.

 

😶‍🌫️디아스포라? 디스토피아? 차이가 뭔데?

  바로 두 작품 모두 ‘디아스포라’ 작품이라는 것이 공통점인데요. ‘디아스포라’라는 글자를 보고 “이게 뭐임?”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어인 디스토피아와 유사하게 생긴 디아스포라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아요.

흩어진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 온 세계에 흩어져 살면서 유대교의 규범과 생활 관습을 유지하는 유대인을 이르던 말. (표준국어대사전)

  이게 위의 두 작품이랑 무슨 관련이냐고요?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요? 당연합니다. 이 정의는 디아스포라의 근원에 가깝기 때문이죠.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에 맞추어, 조금 더 쉽게 풀어볼까요? 디아스포라는 분산과 이산, 또는 동일한 것이 흩어진다는 의미로 그 범주가 축소되기도 해요. 국제 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 따라 우리는 난민, 추방, 실향, 이민 등 다양한 형태의 이주를 경험하는 중인데요. 그 속에서 서로 충돌하며 연대하는 다양한 소수자들의 정체성과 만나고 있죠. 이제 디아스포라는 ‘이국’의 정취만을 의미하지 않고 다양성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디아스포라는 공존의 가능성을 성찰하는 의미로 확장하고 있죠.

  쉽게 요약을 하면 ‘타국으로 삶의 터전을 이동한 사람들의 삶’이에요. 아직도 이 개념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과거의 디아스포라적 삶에 대해 살짝 이야기해볼게요. 사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는 정체성을 지닌 민족이지만, 사실 우리 곁에는 늘 디아스포라가 존재했어요. 식민지 조선을 떠난 재일조선인과 고려인, 한국전쟁의 실향민과 이산가족, 산업화 시기 독일로 떠난 재독한인간호사와 광부까지. 역사 교과서 근현대사 부분에서 한 번은 보았을 내용일 거예요. 국가와 민족의 역경을 이겨낸 긍지를 강조하였지만, 정작 그들 개개인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어요. 쉽게 지워졌기 때문이죠.

  그리고 한국으로 찾아온 이들 역시 마찬가지예요. 내전을 피해 한국을 찾아온 예멘 난민, 베트남 전쟁과 경제적 위계에서 태어난 라이따이한과 코피노, 그리고 결혼이주여성은 단일민족, 한민족의 프로파간다 아래에서 지워진 존재들이었어요.

 

송두율 칼럼]한인 디아스포라의 미래 - 경향신문
디아스포라를 표현한 일러스트 ©경향신문

 

👣예술 속 디아스포라를 찾아서

  이렇게 디아스포라 개개인과 공동체는 우리의 하루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늘 우리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쩌면 여러분이 당사자일 수도 있고요. 요즘은 예술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데요. 앞서 언급한 두 작품 역시 디아스포라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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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친코> 포스터 ⓒ애플티비

 

  먼저, 애플티비의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파친코>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요? 파친코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에요. (어떤 분들은 소설로, 또 어떤 분들은 드라마로 먼저 접하셨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소설과 드라마의 분류를 두지 않으려 해요.) 파친코는 고국을 떠나 억척스럽게 생존하고 번영을 추구하는 한인 이민 가족 4대의 삶과 꿈을 보여줍니다. 이민 가정이 타국에 정착하는 삶을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려내고 있죠. 20세기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작품 내에서도 한국어, 영어, 일본어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고요. 우리는 파친코를 통하여 한국을 떠나 타지에서 이방인의 삶을 가꾸어 나갔던 한국의 디아스포라의 구체적인 면모를 직접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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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헤어질 결심>은요? 파친코는 이민 가족의 삶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헤어질 결심>은 장르 자체가 다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법해요. 포털 사이트에도 헤어질 결심을 검색하면 ‘멜로/로맨스’ 장르라고 표기되니까요. 물론 이 작품은 멜로 영화가 맞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작중 인물인 ‘서래’의 삶에 집중해야 해요. 서래는 남편을 죽인 혐의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해준을 만나게 돼요. 서래는 첫 만남에 “중국인이라 한국어가 서툴다”는 말을 건네고, 둘은 번역기를 사용하여 소통한답니다. 이를 통해 서래는 결혼이주여성임을 알 수 있어요. 영화는 서래의 뿌리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디아스포라 안팎을 모두 다룬답니다.

  이렇게 우리는 예술 속에서도 디아스포라를 접하고 있어요. 우리의 삶이 기조가 되는 예술 작품에 나타난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에 디아스포라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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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질 결심> 스틸컷 ⓒ네이버 영화

 

💬Editor's Comment

  우리가 발 붙이고 숨 쉬며 살아가는 이 지구별이라는 곳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죠.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돼요.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것이 아닌 이상) 내 모습과 다르다고 배척할 이유도, 권리도 우리에게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열린 자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덧붙이자면, 인천에서는 해마다 디아스포라 영화제를 개최하고 있기도 해요. 문호를 개방한 이래 이주와 이민의 중심지가 되었던 인천에서 디아스포라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올해는 이미 종료되었지만, 기회가 생기면 인천 디아스포라 영화제에서 다양한 문화권을 경험하고 보다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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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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