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시를 보다, <럭스: 시적해상도>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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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아트를 좋아하시나요? 최근 몇 년간 미디어 아트의 인기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기가 멈추지 않는 까닭은 미디어 아트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며 새로운 표현 방법을 선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기술을 이용해서 사람이 만들 수 없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점도 인기의 요인일 수 있을 테죠. 특히 요즘에는 우리의 삶을 점점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한 작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최신 기술을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된 미디어 아트 전시 <럭스: 시적 해상도>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기술의 아름다운 변신, ‘럭스: 시적 해상도’ 전시

<럭스: 시적 해상도(LUX: Poetic Resolution)> 전시는 올해 처음 열린 전시가 아닙니다. 2021년 영국 런던에서 <럭스: 현대미술의 새로운 물결(LUX: New Wave of Contemporary Art)>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전시입니다. 총 12팀의 아티스트 그룹이 참여했고, 16점의 작품이 설치된 이번 전시는 ‘시적 해상도’라는 제목으로 9월 5일부터 12월 31일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됩니다.
제목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미디어 아트 전시에 ‘시’라니. 심지어 해상도는 또 어디서 나온 건지, 제목이 어떤 의미인지 머릿속에서 잘 뭉쳐지지 않습니다. ‘시적 해상도(Poetic Resolution)’라는 제목은 미디어 아트라는 말 대신, 해상도와 주파수의 간극과 경계를 통해 예술로 승화한 한 편의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말이 조금 복잡한 것 같지만, 해상도와 주파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시처럼 예술로써 표현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붙어 있는 모습이 비현실적이면서 낭만적으로 느껴지지 않나요? 지금부터는 전시 속으로 들어가 어떤 작품을 눈여겨보면 좋을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어떤 작품들이 있을까?

우선 첫 번째로는 카오 유시 작가의 <AI 산수화(Shanshui by AI)>입니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인터넷에서 발견되는 동양 수묵화 이미지 픽셀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인공지능으로 끊임없이 흐르고 충돌하면서 변화와 공간의 깊이감에 대한 잔상을 보여주는 입자들을 표현했습니다. 현대적인 디지털 기술과 전통적인 수묵화 방식이 결합된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와 현재를 하나의 작품 속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두 번째 작품은 피필로티 리스트 작가의 <겨울 풍경(Winter Landscape)>입니다. 이번 <럭스: 시적 해상도>에 새롭게 참여한 작가이며, <겨울 풍경>은 5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주목받은 작품이라고 합니다. 폴 바이만(Paul Weimann)의 멈춰 있는 유화 위에 비디오를 영사하여 기존의 작품을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킵니다. 조금 전의 <AI 산수화>가 현대와 전통의 결합을 보여준다면, <겨울 풍경>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결합해 멈춰 있는 유화에 생명력을 더해주고, 회화를 더욱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미디어 아트 작품의 특성상,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규모도 다양합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두 작품처럼 나머지 작품들도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미디어 아트의 매력을 진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미디어 아트를 즐기는 방법
지금까지 <럭스: 시적 해상도>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디어 아트를 더 잘 즐기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은 제가 이번 전시를 즐긴 방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오감으로 느껴보는 방법입니다. 미디어 아트 전시에 가보면 공간 전체가 오로지 나에게로 다가온다는 느낌을 받는 몇몇 작품이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스텐 니콜라이의 <유니컬러(unicolor)> 작품을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보고 있으면 소리와 진동이 관람객의 몸까지 전해집니다. 단순히 눈으로만 느끼기보다, 함께 제공되는 감각적인 자극들을 받아들인다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두 번째는 미디어 아트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생각대로 해석하는 노력이죠. 미디어 아트를 자주 접해보지 않았다면, 익숙하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 건지 직접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작품들도 많죠. 그럴 땐 있는 그대로를 보고, 본인이 느끼는 대로 작품을 해석해 보면 어떨까요? 마음껏 상상해 보세요. ‘이게 뭐야’라고 생각만으로 끝내지 않고, 마음껏 상상하다 보면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는 형태가 계속 변하거나 움직이기도 하고, 큰 공간을 차지하는 작품도 많아서, 상상할 수 있는 폭도 훨씬 넓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작품을 바라보면서 예술 속에서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고 표현하는지 등을 떠올려보면 정확한 답은 얻을 수 없어도 ‘기술이 이렇게도 활용될 수 있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술은 항상 우리 곁에 있고, 점점 더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술 분야에서도 기술을 활용하며 인간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구현합니다.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좋은 작품들이 계속해서 나오는 만큼, 우리도 미디어 아트 분야의 좋은 관람자이자 향유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Editor's Comment
미디어 아트를 좋아하시나요? 처음에 보았던 질문이죠? 저는 사실 미디어 아트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전까지 봤던 미디어 아트는 기존의 유명한 작품을 단순히 화면 위에 나열해 놓거나, 불쾌감이 들거나, 이해가 잘 안되는 작품들뿐이라 마음이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럭스: 시적 해상도>를 보면서 기술과 예술의 결합이 주는 아름다움과 예술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고, 덕분에 미디어 아트가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기술은 발전해 갈 것이고, 새로운 형태의 예술도 계속 생겨날 것입니다. <럭스: 시적 해상도> 전시는 인공지능 같은 기술이 융합된 예술 작품처럼 앞으로 나올 무궁무진한 기술들과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을 느낄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럭스: 시적 해상도>는 12월 31일까지 전시되기 때문에 제 글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솔직 핵심 정리 노트
ㅇ박수 갈채 드립니다
- -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와 최신 기술을 이용하는 뉴미디어 아트가 자연스레 이어져 전시에 몰입하기 좋았다.
- - 러쉬와 함께 진행된 전시로 향기로운 향을 맡으며 전시를 즐길 수 있다.
- - 기술을 잘 몰라도, 예술을 잘 몰라도 즐길 수 있다.
- - 눈이 즐겁고 화려한 작품들이 많다.
- - 기술이 예술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느껴지는 전시였다.
ㅇ요건 쫌 아쉬운데
- - 전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서, 작품명과 해설이 잘 보이지 않는 작품들도 있다.
- - 각각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근처에 있는 다른 작품들의 소리가 들려서, 작품에 집중하는 데에 조금 방해요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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