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보다 영화 덕후인 영화감독, 데미언 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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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좋아하는 영화감독이 있으시나요? 좋아하는 영화 감독을 보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영화 장르나 스타일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시네필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시네필은 영화광이라는 프랑스어로 시네(Cinéma, 영화)와 필(Phil,사랑)이 만나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데이미언 셔젤(Damien Chazelle) 감독은 누구보다 시네필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사람이에요. 데이미언 셔젤이 누군지 모르겠다고요? 그의 대표작 《위플래시》, 《라라랜드》, 《바빌론》을 통해 그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 내 큐에 들어와, 위플래쉬

데이미언 셔젤은 1985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화 제작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죠. 프린스턴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경쟁이 치열한 재즈 밴드에서 드러머를 맡았고, 재즈 드러머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강렬한 음악 선생님을 만나게 된 그는 자신이 훌륭한 드러머로 성장할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화 제작에 더욱 흥미를 붙이게 됩니다.
그 후 셔젤은 하버드 대학교에 진학해 영화 제작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버드 인디밴드에서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를 만나 룸메이트가 되었고 이 둘은 졸업 작품으로 트럼펫 연주자와 대학원생 사이의 실패한 로맨스에 관한 흑백 영화 《Guy and Madeline on a Park Bench》의 각본과 감독으로 참여하고 마침내 다양한 상을 받게 되며 영화계에 데뷔합니다.
더 많은 영화 작업을 위해 셔젤은 로스앤젤레스로 이사해서 시나리오 작가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음악 선생님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만든 작품이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영화, 《위플래쉬(Whiplash)》였고, 위플래쉬 시나리오의 한 장면을 18분짜리 단편 영화로 제작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영화제에 채택되어 셔젤이 장편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얻게 해주었습니다. 채찍질이라는 영화 제목처럼 드럼에 대한 갈망과 집착을 보여주며, 완벽한 드럼 연주라는 꿈에 대한 채찍질을 다뤘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감독으로 참여한 위플래쉬는 수많은 상을 받게 되었고 셔젤의 각본상을 포함하여 5개의 오스카상 후보에 올라 3개를 수상하였습니다. 그는 위플래쉬를 통해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죠.
💃🏻 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라라랜드

위플래쉬의 성공으로 그는 오래 간직한 각본 《라라랜드(LA LA LAND)》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영화와 사랑에 빠지는 거의 모든 이유가 이 영화 속에 있다’는 평을 받은 이 영화는 작품성으로 그해 영화 상을 휩쓸었고 많은 사람들의 인생작으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라라랜드는 음악이 서사구조를 주도하는 뮤지컬영화에요. 프롤로그,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소제목을 따라 전개 구조가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이는 미국 고전적인 뮤지컬 장르의 전형적인 양식을 그대로 가져오고 있어요. 1950년대 할리우드가 주로 사용하던 2.55:1의 시네마스코프 사이즈 비율에서도 고전 영화를 향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죠.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을 오마주한 그리피스 천문대 댄스 장면이나 주인공 미아와 세바스찬이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쉘부르의 우산》을 떠올리게 하는 등 고전 뮤지컬 영화에 대한 취향과 애정을 드러냈어요.
또한 독창적인 시각미는 이 영화를 독보적으로 보이게끔 했어요. 오프닝 장면인 차 위에서 추는 댄스를 더욱 역동적으로 만들었고, 원색의 드레스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어지는 효과를 주었죠.
두 주인공이 이어지지 않는 결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관객의 평이 많았지만 꿈과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주인공의 관점으로 보면 이 둘은 해피엔딩을 맞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영화를 재생시키면 그 안에서 당신은 몇 번이고 살아나, 바빌론

라라랜드가 로스 앤젤레스에서의 할리우드의 꿈을 다뤘다면 《바빌론》은 할리우드의 이면, 추악한 뒷모습을 다루고 있어요. 황홀하면서도 위태로운 고대 도시에 비유되던 할리우드를 말하고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할리우드 무성 영화 시대인 1926년에서부터 1950년대 초반으로 영화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톱스타 영화배우 잭 콘래드와 스타가 되고 싶은 넬리, 영화인을 꿈꾸는 멕시코 청년 매니가 만나 각자의 위치와 시선으로 할리우드의 초창기와 부흥기를 그려냅니다.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여실히 담아내는 소재와 인물들이죠.
하지만 무성에서 유성, 흑백에서 컬러라는 큰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세 주인공은 결국 파멸에 이르고 맙니다. 대중 영화의 제작 과정을 그리며 거물들의 방탕한 모습을 광기에 가깝게 그려내죠. 화려한 색채와 의상, 장식 등 모든 게 엄청난 미장센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영화를 재생시키면 그 안에서 당신은 몇 번이고 살아나”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의미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등 명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결국 영화는 영원하다는 것을 셔젤 감독은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Connecting the Dots(점들을 잇는다)라는 말처럼 셔젤의 인생 발자취 하나하나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죠. 학창 시절 재즈 동아리에서의 경험을 살려 첫 장편 영화를 제작하고, 대학교에서 만난 동료와 아직까지 음악 작업을,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악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으니까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졸업작품이자 데뷔작이었던 《공원 벤치의 가이와 매들린》에서부터 음악과 꿈을 소재로 다뤄왔습니다. 《위플래쉬》에서는 숨막히는 드럼 연주를 통해 재즈를 웅장하게 보여주었고 《라라랜드》에서는 사랑과 꿈을 다루며 재즈와 뮤지컬을 보여주었어요. 그리고 최근작 《바빌론》에서는 가히 영화 그 자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죠.
💬Editor’s Comment
그는 계속해서 음악과 영화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연소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자인 만큼 그는 아직 젊고 그가 보여줄 이야기와 음악은 이제 시작이에요. 음악과 영화를 사랑하신다면 오늘 데이미언 셔젤의 영화 한 편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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